영미법상 신인의무법의 발전과 신인의무의 본질적 요소에 관한 소고

A Study on the Development of the Fiduciary Law and on the Essential Elements of the Fiduciary Duty in Anglo-American law

초록

신탁법의 정비와 맞물려 국내에서 신탁 시장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신탁을 둘러싼 각종 법적 분쟁 역시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특히 수탁자의 의무 위반 여부는 분쟁의 해결에 있어 중요한 쟁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행 신탁법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구 신탁법상 명시적인 규정이 없었던 충실의무에 관한 규정(신탁법 제33조)을 마련함과 아울러 수탁자의 이익충돌행위(신탁법 제34조)와 이익향수행위(신탁법 제36조)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한편, 만약 수탁자가 이러한 의무에 위반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득한 경우 취득한 이득을 모두 신탁재산에 반환하도록 하는 책임을 부과(신탁법 제43조 제3항)하는 등 수탁자의 의무와 관련하여 영미법상 신탁을 중심으로 발전한 신인관계 및 신인의무에 관한 법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체계화하였다는 점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영미법상 신인관계 내지 신인의무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본고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신탁 및 신인의무법의 발전과정을 되짚어 보는 한편, 신인관계 내지 신인의무를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에 관한 영미법상의 주요 논의들을 고찰하였다. 신인관계 내지 신인의무의 본질에 관한 논의는 신인관계와 비신인관계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신인관계 내지 신인의무는 수인자가 그 지위를 남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를 억제함으로써 본인의 신뢰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이는 반대로 신인관계로 인해 신인의무를 부과받는 수인자의 자유가 축소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신인의무에 관한 법리를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경우 구성원들의 도덕이나 윤리에 의하여 해결할 영역까지 법이 침투하여 법과 도덕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한편 신인관계 내지 신인의무의 본질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파악하는 경우에는 다양성과 가변성을 특징으로 하는 신인의무에 관한 법리의 확장성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신인의무법의 규율이 반드시 필요한 법률관계를 적절히 보호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영미법 국가의 법원은 전형적인 수인자의 지위에 있는 수탁자를 포함하여 이사, 대리인, 후견인, 유언집행자, 변호사, 의사 등과 같이 다양한 법률관계에서 신인관계를 인정하고 있다. 나아가 설령 당사자에게 신인관계가 인정되는 전통적인 지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의 관계, 일방에 위탁된 재산이나 정보의 내용 및 그 중요성, 일방이 보유하고 있는 권한의 크기와 재량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사자 일방이 타방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신인관계를 인정함으로써 신인의무법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상법 제382조의3)의 도입을 계기로 이사의 신인의무에 관한 논의는 비교적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다른 제도와 관련하여서는 신인의무에 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 현대사회에서 타인의 신뢰를 기반으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인의무법은 장차 우리 사회가 신뢰 사회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다양한 법률관계에서 신인의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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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미법상 신인의무법의 발전과 신인의무의 본질적 요소에 관한 소고
제목 (타언어)
A Study on the Development of the Fiduciary Law and on the Essential Elements of the Fiduciary Duty in Anglo-American law
저자
장명
DOI
10.22825/juris.2023.1.65.003
발행일
2023-09
저널명
사법
1
65
페이지
91 ~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