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문학에서 삼강행실도의 수용 양상

The Reception of “Samganghaengsildo(삼강행실도)” in Pansori literature

초록

삼강행실도는 사회 존속의 이념으로서 삼강(三綱)을 사회 전계층에 확산시키기 위한 중요한 문헌적 수단이었다. 그런데 삼강행실도가 전파하는 충, 효, 열의 실천적 지식은 ‘자기 상해’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그 지식의 수용과 실천은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 이런 점에서 조선 후기 판소리 문학은 그러한 권위적 지식의 수용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교화서로서 삼강행실도의 파급력에 걸맞게 <춘향전>과 <심청전> 두 작품의 곳곳에서 삼강행실도의 언술들은 발견된다. 이를 통해 삼강의 범주 안에서 춘향과 심청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식의 공유가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춘향전>과 <심청전>에서 ‘열녀 되기’와 ‘효녀 되기’라는 당위적 지식의 수용은 일면적이지 않다. 한편으로 주인공들은 그러한 윤리를 체현할 숭고한 존재로 태어나 훈육되었으면서도, 서사의 곳곳에서 그들의 인간적인 번민이 발견되기도 하고, 그들의 도덕적 숭고함은 때로 다른 인물에 의해 조롱받기도 한다. 이러한 권위의 균열은 두 작품에서 균질적이지는 않지만, 삼강행실도의 이념에 대한 다층적이고도 진솔한 서민층의 수용 양상을 서사화하고 있다는 의의는 같다. 판소리 문학에서 삼강행실도의 권위적 지식이 성찰되는 양상은 역설적이기도 하다. 즉, 춘향의 열녀 되기와 심청의 효녀 되기를 가장 극적으로 체현하는 장면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 당위들에 내재한 폭력성을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령, 수의사또가 춘향에게 수청을 요구하는 장면이나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장면은 가장 극적으로 그들의 도덕적 고결함을 증명하기도 하지만, 두 인물로 하여금 그간의 모든 고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덕적 정체성을 증명해야 할 의무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폭력적이다. 즉, 서사의 진행은 그들의 고통이 무엇에서 비롯되는가라는 구조적이고도 현실적인 문제보다는 그들의 고통이 무엇으로 보상받는가라는 우연적이고도 환상적인 결말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는 것이다. 이러한 서사는 인물들이 열과 효를 지향하면서 겪어야 하는 고통의 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기적 무지’로 불릴 수 있다. 그리고 ‘이기적 무지’는 삼강행실도의 지식이 현실에서 실현되는 하나의 관습으로서 이해된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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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판소리 문학에서 삼강행실도의 수용 양상
제목 (타언어)
The Reception of “Samganghaengsildo(삼강행실도)” in Pansori literature
저자
이정원
DOI
10.17090/kcwls.2007.0.14.415
발행일
2007-06
저널명
고소설연구
0
14
페이지
415 ~ 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