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갈등의 맥락에서 <쌀 나오는 바위> 설화의 이해

Understanding the Tale of <The Rock with Rice> in the Context of Religious Conflict

초록

본고에서는 고대에서 중세로의 종교 전환의 국면에서 있었음직한 종교 갈등의 기억이 <쌀 나오는 바위>(이하 <쌀바위>) 설화에 간직되어 있다고 보고,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 설화를 이해하고 나아가 전설의 갈래적 성취를 논의하고자 하였다. <쌀바위> 설화에서는 바위는 본래 신성했으나, 현재는 그 신성이 쇠퇴한 상태로 형상화되고 있다. 승려는 바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바위가 제공하는 재화를 탐하는 존재로 형상화되고 있다. 이로써 바위가 선의 위치에, 승려가 악의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설화는 선이 권해지고 악이 징치되기 보다는, 선은 오히려 그 자취를 감추고 악은 악행을 징치 받지 않는 결말을 보여준다. 다만 증시부에서 바위가 증거물로 언급되고, 승려는 서사의 문면에서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언중의 평가는 바위에게 우호적임을 알 수 있다. 이를 불교 전래와 수용의 역사적 실제에 견주어 이해해보면, 바위로 표상된 재래 신앙이 점차 쇠퇴하여 승려로 표상된 불교가 이 재래 신앙의 자리를 차지하고 그 영역을 점차 흡수해 간 바에 대한 설화적 형상화라고 할 수 있다. 재래 신앙을 부정적으로 형상화하는 설화들과 <쌀바위> 설화를 견주어 볼 때, 불교적 존재가 승리한다는 서사적 전개를 공유하는 것으로 종교 전환의 역사적 실제를 서사적 왜곡 없이 드러낸다. 불교를 부정적으로 형상화하는 설화들과 <쌀바위> 설화를 견주어 볼 때, 선악 인물 형상의 배치를 공유하는 것으로 토착 신격에 관한 연민이라는 언중의 진의를 드러낸다. 이렇듯, <쌀바위> 설화는 불교로의 전환이라는 역사적 실제와 재래 신격에 대한 연민이라는 서사적 진실을 두루 담아낸다는 점에서 개성적 면모를 갖는다 하겠다. 이 설화가 제시하는 증거물인 바위가 재래 신앙이 쇠퇴한 역사적 실제를 증거하기도 하지만, 또한 언중의 관심이 귀착(歸着)되고 적층된 바를 보여주기도 하는 까닭이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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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교 갈등의 맥락에서 <쌀 나오는 바위> 설화의 이해
제목 (타언어)
Understanding the Tale of <The Rock with Rice> in the Context of Religious Conflict
저자
황윤정
DOI
10.22274/KORALIT.2023.70.011
발행일
2023-09
저널명
구비문학연구
70
페이지
433 ~ 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