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천도교의 인간존엄성의 근거

The Ground of Human Dignity according to Donghak Chondo-kyo
  • 김용해

초록

이 논문에서 필자는 동학 천도교 사상이 인간존엄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근거 짓고 있는지 살핀다. 여기서 근거짓는다는 것은 적절한 환경 하에서 인간존엄성과 인권 이념을 합리적으로 옹호하고, 인간존엄성과 관련된 사안들에 설득력 있게 동기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 인간, 자연(세계)을 세 개의 독립된 실체로 파악하는 전통적 형이상학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신, 인간, 자연이 비로소 드러나며 특정한 관계 안에서 서로를 향해 다가오는 지평, 즉 삼자의 체계적인 통일체 안에서 인간을 파악하는 방법론을 취한다. 이 지평과 관계 안에서 인간에 대한 상이 해석되고 마침내 이런 관련성 안에서 인간 존엄성이 근거 지워질 것이다. 수운에 있어서 인간존엄성은 첫째 인간이 스스로 한울님을 모시고 섬기며(시천주), 둘째 무위이화의 태도로 모든 것이 변화하도록 허용하며, 셋째 이 진리를 경험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는 데서 근거 지워 진다. 이는 서구철학에서 인간존엄성을 인간이성의 능력에 근거 짓는 것과는 달리 인간이 최고의 영적 존재자(최령자)로서 자신을 천주에 개방하는 종교성(religiosity) 또는 천주의 뜻을 실천하는 도덕성(morality)에 훨씬 더 놓여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해월의 인간 존엄성은 첫째 인간이 부모로부터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한울님께로부터 태어났고, 한울님으로부터(천지의 젖으로) 부양되며 (天地父母), 둘째로 인간은 동료 인간, 동료 동물 그리고 전 우주와 함께 하나가 되고 점점 더 고양되는, 기화를 통해서 자신 안의 신성을 배가하고(양천주), 셋째로 모든 존재 중에서 가장 영적이기 때문에 모든 존재의 으뜸이라는 점에 있다. 의암의 존엄성은 첫째 한울님의 은총과 우주의 조화 속에 살고, 둘째 한울님이 명령하는, 즉 자신 안에 있는 우주적 본성에 따라 열심히 그리고 진실하게 행위하며, 셋째 이를 통해 인간이 한울과 하나가 되는 데에 있다. 인간이 한울님이 주신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존엄성의 핵심이다. 따라서 세 스승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다음과 같이 종합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인간은 스스로가 아니라, 타자, 즉 부모, 자연 그리고 한울님에 의해 탄생하고 부양되며 생명이 유지된다. 이는 인간이 수태된 순간부터 본성에 따라 “지참금”을 타고난 존재, 즉 생명의 기본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존엄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인간이 자신 안에 한울님을 모시고 섬긴다. 이 정식의 근거는 이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타자에 이끌리는 관계, 즉 본래아로의 개방성(종교성) 그리고 생태계로의 개방성(윤리성)에 있다. 이런 관계성 때문에 인간은 존엄하다. 셋째, 인간은 자신 안에서 기화를 통해 신성을 키운다. 즉 인간은 동료인간, 동료생물 그리고 전 우주와 함께 작용하면서 자신을 실현한다. 인간이 자연과 자신 안에 신성을 배가하는 존재이기에 존엄하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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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학 천도교의 인간존엄성의 근거
제목 (타언어)
The Ground of Human Dignity according to Donghak Chondo-kyo
저자
김용해
발행일
2010-12
저널명
동학학보
20
페이지
231 ~ 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