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화생형 곡물 기원 설화의 전승과 변이의 연구

“The second appearance from deceased bodies” type of grain origin story: Its transmission and variations

초록

농경을 통해 인류는 비유할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물의 발아(發芽)와 성장, 그를 통한 수확과 다음 해의 파종(播種)을 계획할 수 있게 되면서, 인류는 대지를 생명에 빗대고, 씨앗을 성숙케 하는 자연의 힘들을 구체적인 비유(比喩)를 통해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농경의 비유가 잘 드러난 <하이누웰레> 신화를 통해, ‘대지의 여성화’, ‘파종의 살해 및 사체 훼손으로의 형상화’, ‘문명 전환의 곡물 기원화’라는 주된 비유의 방식을 확인하였다. 이를 기준으로 한국의 사체화생형 곡물 기원 설화의 양상을 살펴본 결과, 대지의 의인화는 적극적인 양상으로 나타났다. 파종 및 수확 행위의 살해 및 사체 훼손으로의 형상화는 인간 살해라는 사건의 골조만 남기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이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잔혹한 살해에 관한 형상화가 약화되고 살해의 절실한 까닭을 마련하는 방식으로의 고유한 양상이 있다. 문명 전환이 곡물 기원의 마련으로 비유되는 것은 약화되거나 누락되는 경향이 있고, 곡물 기원이 있더라도 이미 견고한 지난 세계관을 확인하는 차원에 그치고 있다. 이와 같은 검토를 통해 한국의 사체화생형 곡물 기원 설화에 드러난 변이의 방식을 살펴보면, 대지의 인격화, 파종의 살해 및 사체 훼손화, 문명 전환의 곡물 기원화라는 주요 구성 요소와 의미적 유사성을 갖는 범주 내에서의 변이와, 의미적 대조성을 갖는 변이로 나누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표현을 대체한 변이로 묶어볼 수 있다면, 이외에도 사체화생형 곡물 기원 설화의 주요 구성 요소의 확장에 의한 변이와 탈락에 의한 변이가 이루어졌음도 살펴볼 수 있었다. 종합할 때, 우리나라의 사체화생형 곡물 기원 설화의 경우 전반적으로는 민담화된 경향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원형적 이야기의 약화나 축소라 일컬을 수도 있겠으나, 인류의 관심이 우주적인 질서를 수립하는 것에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것, 곧 가족이나 사회 등으로 이동한 것이고, 따라서 문제의식이 전이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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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체화생형 곡물 기원 설화의 전승과 변이의 연구
제목 (타언어)
“The second appearance from deceased bodies” type of grain origin story: Its transmission and variations
저자
황윤정
DOI
10.17319/cle.2024..56.119
발행일
2024-06
저널명
고전문학과 교육
56
페이지
119 ~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