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보기
일제 식민지 시기 ‘국민’ 되기의 이중성 : ‘국민건강보험’ 도입 담론과 ‘국민등록제’ 시행을 중심으로
초록
이 논문은 1930년대 이후 조선의 언론 매체에 나타나는 ‘국민건강보험’ 관련담론과 1939년 시행된 ‘국민등록제’, 1944년 시행된 ‘조선구호령’을 살펴본다. 특히 각각의 사례에서 식민자가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국민’이라는 기표에 주목한다. 일본에서 시행되는 각종 사회보장제도는 조선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일본에서 시행되는 제도가 조선에서도 시행되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1938년에 ‘국민건강보험법’이 제정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조선 언론은 그 제정 과정에 대한 소식을 전하면서, 조선에서도 같은 제도가 도입되기를 바랐다. 이렇게 ‘국민’을 상상하는 과정에서, 피식민자는 기본적 생존을 보장할 보편적 복지제도 도입을 요구하기 위해 ‘그들의 국민’, 즉 신민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조선총독부는 이미 간이생명보험이라는 효율적인 식민통치제도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가와 사회 전체가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국민건강보험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리가 없었다. 반면 1939년 시행된 ‘국민등록신고’ 시행 과정에서 조선총독부의 화법은 달라졌다. ‘국민등록신고’는 군수산업이나 전쟁 수행에 가장 필요한 노동자를 등록하고 통제하기 위한 제도였다. 그런데 이 제도로 등록되면 전쟁터에 끌려갈지도모른다고 의심했던 조선인들은 등록을 기피했고, 이에 등록 실적이 매우 저조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총독부는 등록하지 않는 자는 국민으로서 가치가 없다고까지 협박하였으나, 애초에 국민으로 인정받은 적이 없는 조선인의 의심은 당연한것이었다. 조선인의 의심이 합리적이라는 것은, 1944년 제정된 ‘조선구호령’의실효성을 봐도 드러난다. 식민 국가 권력은 효용가치에 따라 ‘국민’이라는 지위를 자의적으로 부여하거나 박탈했던 것이다. 이처럼 일제 식민지기 이중성을 띠었던 ‘국민’이라는 기표를 통해 식민 권력의 기만성을 살펴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우리는 이 역사를 통해 오늘날 ‘국민’에 대한 정의와 그것을 상상하는 우리의 능력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 제목
- 일제 식민지 시기 ‘국민’ 되기의 이중성 : ‘국민건강보험’ 도입 담론과 ‘국민등록제’ 시행을 중심으로
- 제목 (타언어)
- Duality of Nation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 Focusing on the Discourse of the Introduction of National Health Insurance and the Implementation of the National Registration Act
- 저자
- 정일영
- 발행일
- 2021-09
- 저널명
- 역사연구
- 호
- 42
- 페이지
- 343 ~ 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