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모험소설 『 유락황도기』와 『 허생전』의 비교연구

A Comparative study on Two Adventure Stories -Swiss Family Robinson(『 流落荒島記』) by Johann David Wyss and The Life Story of Her-Saeng(『 許生傳』) by Lee Gwang-soo

초록

이 논문은 1924년 여름 거의 같은 시기에 경성에서 출간된 두 편의 해양모험소설을 비교 검토한 글이다. 한 편은 스위스의 작가 데이빗 위스(Johann David Wyss: 1743~1818)가 쓴 『 유락황도기(流落荒島記)』로, 당시 조선에서 선교사로 활동중이던 게일 목사(Dr. J. S. Gale)와 조선인 장로 이원모(李源謨)가 공동으로 번역한 것이고 다른 한편은 춘원 이광수의 『 허생전』이다. 이 두 편은 모두 해양모험소설이라 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은 사뭇 다르다. 『 유락황도기』는 디포의 『 로빈슨 크루소』의 영향을 받은 소설로, 오스트레일리아를 향해 가던 중 난파를 당해 유일하게 살아남은 스위스인 로빈슨 가족이 무인도에 정착, 근대적 지식과 뭍에서 가져온 다양한 문명의 도구로 그곳을 개간하여 문명화된 땅으로 만드는 전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에 반해 이광수의 『 허생전』은 연암이 지은 허생전을 춘원이 새롭게 쓴 소설로서, 연암의 원작 줄거리를 이어받으면서 동시에 허생이 조선에서 도적떼를 데리고 조선을 떠나 새로운 낙토에 정착하는 과정이 확대, 부연되어 있는 소설이다. 모험소설의 중핵적 사건이랄 수 있는 난파장면과 모험담의 결말을 비교 검토한 결과, 『 유락황도기』는 서구의 제국주의가 전 세계를 식민화하던 시기의 새로운 대륙에 대한 유럽인들의 낭만적인 모험담 성격과 더불어 그런 모험을 가능케 한 정신적 힘으로서의 기독교에 대한 과도한 믿음을 드러내고 있는데 반해, 이광수의 『허생전』은 해양모험 자체가 주인공 허생의 비범함을 드러내는 수준에서 설화적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두 소설의 이런 차이는, 해양모험소설 장르가 철저히 문명화된 세계를 기반으로 한 문학적 상상력의 산물로서, 식민지 조선에서는 애초부터 탐색이 불가능한 장르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즉, 식민지시기 조선에 소개된 서양의 모험소설은 기독교를 통해 전근대의 조선을 문명화하려는 기획의 일환이었던 반면, 춘원의 『 허생전』은 그런 추세에 편승해 쓰이긴 하였으나 결국은 전근대국가에서의 모험담의 창작불가능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키워드

Swiss Family Robinson(『流落荒島記』)The Life Story of Her-Saeng(『許生傳』)maritime adventure novelquest-storyDr. J. S. GaleHillis Miller『 허생전』『 유락황도기』탐색담해양모험소설게일 목사힐리스 밀러
제목
해양모험소설 『 유락황도기』와 『 허생전』의 비교연구
제목 (타언어)
A Comparative study on Two Adventure Stories -Swiss Family Robinson(『 流落荒島記』) by Johann David Wyss and The Life Story of Her-Saeng(『 許生傳』) by Lee Gwang-soo
저자
김경수
DOI
10.35153/gubokr.2024..38.004
발행일
2024-12
저널명
구보학보
38
페이지
147 ~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