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독일인 여행기에 서술된 동북아상: “황색의 위험”의 기능변화

Das Ostasienbild in der deutschen Reiseliteratur um 1900 - Die gelbe Gefahr und ihre Transformation

초록

본 연구는 구한말 독일인의 여행기를 중심으로 동북아 상의 다양한 기능변화를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는 동북아에 대한 서구 오리엔탈리즘의 대표적 실례인 “황색의 위험” 담론에 의거하여 이 이미지가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 속에서, 그리고 동북아 민족들과의 실제 접촉과 경험을 통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일찍이 동방과의 접촉과 충돌에서 유럽인의 상상력 속에 깊이 각인되어왔던 “황색의 위험”은 19세기 말에는 동북아에 대한 지각방식의 모델로, 스테레오타입으로 굳어졌고, 동북아에서의 글로벌 식민지 쟁탈전을 위한 정치적 슬로건으로 발전하였다. 황색의 위험에 대한 시대담론은 1900년 이후 매우 활발해졌다. 사실상 이 담론형성에 직적, 간접으로 참여했던 독일인 막스 폰 브란트는 중국과 한국에서 30년간 외교관으로 생활하였다. 서구의 정치적 관심사를 대표하는 브란트의 동북아 상에는 분명 “문화적으로 열등한 황인종”이라는 서구중심주의적 자세가 반영되어 있다. 여기서 “황색의 위험”은 문명화되어야만 하는 폭력적인 “야만인”상과 맺어져 있으며, 이것은 서구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통한 동북아 삼국의 서구화 및 근대화 과정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 스테레오타입은 그런 한에서 서구인이 자신들의 식민주의적 공략행위를 어떻게 정당화했는지 보여주는 일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선별한 구한말 독일인들의 여행기는 정치적 담론을 넘어서는 스테레오타입의 기능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독일인 여행기는 “황색의 위험”과 관련된 내용이 동북아 민족의 반외세적인 태도뿐 아니라 그들이 행사하는 문화적, 경제적 헤게모니였음을 보여준다. 이로써 “황색의 위험”은 서구와 동북아의 군사적 충돌을 넘어서는 문화적 성찰의 계기가 되며, 야만과 위협의 이미지로 각인되었던 동북아의 황인종은 고유한 문화와 세계관을 보유한 문화민족으로 재평가 받기도 한다. 이것은 여행기를 관통하는 문화적 시각이 당대의 정치적 시각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겐테의 경우 “황색의 위험은” 정치적 위협으로서 뿐 아니라 강력한 흡수력을 행사하는 문화 권력으로서의 중국에 관한 이미지로 변화된다. 이로써 위험한 이미지는 이제 문화적 헤게모니의 영역으로 확대 발전된다. 차벨의 경우엔 경제 권력으로서 글로벌 식민진 쟁탈전에서 선전하는 일본과 직결되는 이미지로 변화되었다. 이 예들을 통해 이 글은 동북아에 대한 표상으로서 “황색의 위험이” 실제 여행과 체험을 통해 어떻게 그 기능을 변화시키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이 같은 작업은 정치담론과 구별되는 문화담론으로서 여행기에 대한 재평가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여행기는 여행주체의 지각방식, 세계관, 타문화에 대한 고정관념 및 선입관과 특정 이미지를 반영하고 있다. 나아가 관찰의 대상인 타문화권의 사람들이 외국 여행자에 대해 지니고 있는 선입관과 특정 이미지 역시 역반영되고 있다. 그런 만큼 여행기는 이질적인 문화의 전달자들이 서로 접촉할 때 생성되는 문화의 충돌, 오해, 혹은 소통과 이해 등이 역동적으로 기록된 문헌이다. 여행기 서술은 여행자의 타자에 대한 평가 뿐 아니라 자기평가 역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며, 여기서 개인적 기준은 물론 민족적 및 문화적 기준이 모두 적용된다. 타지의 문화에 대한 의견과 평가는 여행주체가 여행 전에 지녔던 이미지와 선입관이 여행을 통해 강화되거나 혹은 변화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화사적으로 매우 강한 진술능력을 지니며, 이를 통해 여행주체의 문화적 자기이해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 구한말 독일인의 여행기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에 대한 독일인의 관찰과 평가 뿐 아니라 여행자 자신의 문화에 대한 평가 또한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일문화사 연구의 한 중요한 대상이기도 하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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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한말 독일인 여행기에 서술된 동북아상: “황색의 위험”의 기능변화
제목 (타언어)
Das Ostasienbild in der deutschen Reiseliteratur um 1900 - Die gelbe Gefahr und ihre Transformation
저자
김연신
발행일
2016-12
저널명
카프카 연구
36
페이지
165 ~ 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