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국가의 파토스, ‘공감’의 (불)가능성 -『검둥의 설움』에서 『무정』까지

Double face of Empathy, the Pathos of a Nation-State

초록

본고는 근대/국가의 파토스로 ‘공감’의 감정-구조를 논의하고자 한다. 근대/국가 사이에 놓인 빗금은 공감의 번역 (불)가능성을 가시화한 것이다. ‘공감(empathy)’은 평등한 인간관계 안에서 야기되는 상호주체적인 감정으로 근대적인 감정-구조에서 배태되었다. 그러나 국가주의의 맥락 하에서 타자의 삶에대한 주체의 감정적 개입을 통해 ‘공감’은 ‘동정’의 도덕감정으로 규율되었다. 그간 ‘동정’과 ‘공감’이 유사한 개념으로 혼용되면서 ‘공감’이 제기한 긍정적이고해방적인 감각들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공감/동정의 의미론적자질을 분리한 후 근대적 감정의 기원에 놓인 ‘공감’의 의미를 재구성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애(fellowship), 동정(sympathy), 공감(empathy)의 의미를 변별한 후, ‘동정’의 의미를 주체중심의 상상력으로 환원되는 감정으로, 공감의 의미를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뛰어넘는 상호성의 감정으로 가정했다. 1910년대 ‘sympathy’가 ‘동정(同情)’으로 번역될 때 그 함의가 ‘도덕감정’으로 한정되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동정 이면에 놓인 평등한 관계들이 야기하는 상호성의 감정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근대적 감정이 재현된 춘원의『무정』으로 돌아가 ‘감정’의 재현 양상을 다시 살펴보았다. 그간 이 작품의 주제를 동정을 통한 민족주의로 논의해 왔는데, 이 지적은 식민지에 불가피한 감정으로 주체 중심의 민족주의를 추인하면서 결과적으로 ‘공감’의 정치성을 외면하게하였다. 이는 ‘공감’의 감정-구조를 감각해내지 못하는 식민주체의 번역능력이야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자발적 감정을 계몽이성으로 추인하고자 했던 계몽주의의 동학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한국 문학사 속에서 이러한 논리가 강화되면서 ‘공감’의 내적 자질인 자유와 평등의 감각이 ‘자유연애’와 ‘민족애’로 양분되었다. 근대문학사에 선취해야 할 ‘공감의 근대성’이 ‘통속성’과 ‘계몽성’으로오인된 채 오역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형식’의 ‘연민’과 ‘연설’ 이전에 삼랑진수해를 공동운명으로 감각하며 ‘공감’하는 인물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당대 독자들이 이 인물이 제시하는 ‘공감’에 ‘감동’하고 감화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이는 근대문학이 선취한 ‘공감’의 가능성이다.

키워드

공감우애동정민족주의미학의 정치성계몽주의번역오역sympathyempathyfellow feelingemotionaffecttranslationEnlightenmentmodernism
제목
근대국가의 파토스, ‘공감’의 (불)가능성 -『검둥의 설움』에서 『무정』까지
제목 (타언어)
Double face of Empathy, the Pathos of a Nation-State
저자
박숙자
발행일
2011-12
저널명
서강인문논총
32
페이지
71 ~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