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적 감정’이라는 역설

A Paradox of ‘Joseon-Specific Emotion’

초록

이 글은 1920년대 풍미했던 ‘조선적 감정’의 역설적 측면을 분석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식민지 초기부터 ‘슬픔’과 ‘비애’는 식민지 정서로 익숙하게 자연화 되었다. 조선을 ‘한’의 민족으로 정체화하는 것도 같은 예이다. 식민지 현실을 기의로 한 이 같은 감정적 반응은 지나치리 만큼 과잉된 측면이 있다. 현실 이전에, 그 현실을 재구하는 비전으로서의 슬픔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근대 초기 슬픔이 특정 현실에 기인하는 반응일 뿐만 아니라 현실을 재구할 수 있는 관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슬픔이 식민지 현실에서 기인하는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슬프다는 감정을 통해 식민지 현실이 구성되는 듯도 보인다. 식민지 초기에 발간된 언설들이나 광고문들에는 이 같은 노력들이 적지 않게 드러난다. 분명한 것은 식민지 초기부터 슬픔의 감정은 과잉되어 있으며, 이 과잉이 조선민족을 실체화하는 윤리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슬픔’의 기원이 식민지의 ‘결핍’ 정서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은 새삼 각성을 요하는 지점이다. 이를 통해 민족이 가능하지 않은 시기에 민족을 가시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기도 하나, 이것이 결국 약자의 정치학에 기반한 감정적 태도로 머무를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슬픔의 감정이 제국-식민의 회로에서 상호텍스트적으로 구성된 권력감정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슬픔이 동정을 매개로 윤리적 감정으로 사용되었을지라도 이 같은 감정이 식민-제국의 관계에서 결정된 산물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키워드

감정과잉감정역설권력감정약자의 정치학EmotionSympathyThe colonial realitysorrowColonialismPolitics of the weakEmotionSympathyThe colonial realitysorrowColonialismPolitics of the weak
제목
‘조선적 감정’이라는 역설
제목 (타언어)
A Paradox of ‘Joseon-Specific Emotion’
저자
박숙자
발행일
2006-12
저널명
현대문학이론연구
29
페이지
49 ~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