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원 시의 아이러니적 주체와 모순어법 -초기작을 중심으로

The Ironic Subject and Oxymoron in Park Seo-won's Poetry: Focusing on Early Works

초록

이 글은 1990년대 여성시의 한 양상으로 논의되어 온 박서원의 시의 독자적인 미적 성격을 밝히고자 하였다. 그의 시는 신경증의 발화나 여성적 주체의 시쓰기의 한 예로 간주되곤 하였는데, 신경증의 발화로 환원할 수 없는 어떤 시적 가능성이 박서원의 시에 있으며 이는 또한 여성적 주체의 글쓰기가 지닌 전복적 성격으로 보편화될 수 없는 고유한 특성이다. 그의 시에서는 특정한 언어적 질서가 발견되며 이를 이 글은 모순어법으로 보았다. 모순어법은 대립적인 것의 병치를 통해 결코 통합될 수 없는 모순적 긴장을 산출하는 수사법이다. 그런데 박서원의 시에서 모순어법은 분열된 주체의 발화에서 기인한 것으로서 그의 시적 주체가 위치하는 언어 속의 한 지점을 나타낸다. 이를 경계라고 할 수 있으며, 이 경계는 주체와 대상, 자아와 타자, 무의식의 안과 밖이라는 대립적인 영역을 가르는 가치중립적 분리선이 아니라 이 모든 대립적인 것들이 통합되지 않은 채로 위치하는 장소다. 그런데 박서원의 시에서는 경계 위의 자신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 확인된다. 이를 메타-자아라고 할 수 있다면 이 메타-자아는 자기를 인식의 대상으로 삼되 그것과의 분리를 인식한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적 주체다. 이 주체는 자기가 분리되는 것을 응시하면서 오직 이 응시 속에서만 통합의 가능성을 실행하는 주체다. 이것이 박서원의 시에서의 고통이며, 아이러니적 주체는 이 고통을 껴안고 유지하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삼는다. 모순어법은 이 아이러니적 주체의 유일한 발화방식이다. 결코 의미화될 수 없는 이 발화를 몸의 글쓰기라 할 수 있으며 이는 고통에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글쓰기이자 자기의 죽음을 지향하는 글쓰기라는 점에서 예술의 본질적 성격을 보여준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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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박서원 시의 아이러니적 주체와 모순어법 -초기작을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The Ironic Subject and Oxymoron in Park Seo-won's Poetry: Focusing on Early Works
저자
박슬기
DOI
10.15705/kopoet..73.202302.004
발행일
2023-02
저널명
한국시학연구
73
페이지
123 ~ 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