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보기
유교 윤리는 의무론인가, 덕윤리인가? - 측은지심을 중심으로 -
초록
유교 윤리를 서양의 의무론으로 보는 해석은 측은지심을 실천이성이나 선의지와 연결시킨다. 이러한 해석의 장점은 단순히 유교 윤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만들 뿐만이 아니라 칸트 의무론에 있어서 감정의 긍정적 역할을 더욱 제고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유교의 측은지심에는 일반적으로 의무론에서 보이는, 실천이성이나 선의지와 연결되어 거론될 수 있는 자유의지, 선택과 같은 요소가 부재한다는 점에서 유교 윤리의 본성을 드러내는 데에 있어서는 취약점을 지닌다. 유교 윤리를 덕 윤리의 일종으로 보는 해석은 측은지심을 일종의 도덕 감정이나 자연감정으로 보고, 이러한 감정들이 도덕적 삶 혹은 덕의 주요 토대임을 더욱 잘 드러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교 윤리의 측은지심은 서양의 의무론이나 덕윤리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특징을 지닌 것이다. 그것은 유교의 덕이 서양의 의무론이나 덕윤리에서처럼 인간이 추구해야 할 목표로서의 이성적 사실이나 인간 본성, 혹은 인간의 자연적 본능과 같은 객관적 사실을 가리킨다기보다, 사회 정치적 안정이라는 현실의 구체적 목표를 두고 추진되는 일종의 전략, 즉 자기 희생을 통한 평화로운 문제 해결방식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유교 윤리는 과학이나 형이상학과 같은 이론적 활동의 강조, 감정과 이성의 엄격한 구분에 기초하기보다는 구체적 상황 속에서의 합리적 활동의 강조나 감정과 이성의 느슨한 구분 등에 기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유교 윤리는 단순히 서양의 의무론이나 덕윤리 체계에 귀속되지 않는 제3의 입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키워드
- 제목
- 유교 윤리는 의무론인가, 덕윤리인가? - 측은지심을 중심으로 -
- 제목 (타언어)
- Is Confucian Ethics a Deontology or a Virtue Ethics?- With the focus on Compassion
- 저자
- 정재현
- 발행일
- 2023-09
- 저널명
- 유교사상문화연구
- 호
- 93
- 페이지
- 129 ~ 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