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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체제와 멜로드라마 - <모래시계> 분석을 중심으로
초록
<모래시계>는 1995년 64.5%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SBS 드라마로, 지상파 TV에서 ‘5・18 민주화운동’, ‘동일방직 사건’, ‘YH 사건’, ‘삼청교육대’ 등 1970-80년대의 주요한 현대사를 배경으로 피해/고통받은 개인들을 가시화한다. 본고에서는 <모래시계>를 1970-80년대 국가폭력으로 피해/고통받은 개인의 미덕을 과잉된 감정으로 재현하는 멜로드라마로 가정하며, 87년 체제의 정치적, 윤리적 공백(위기)을 배경으로 강렬한 파토스가 촉발되는 양상에 주목했다. <모래시계>는 1970-1980년대를 배경으로 가난과 반공주의 등의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는 두 인물이 국가 폭력에 연루, 공모하면서 피해와 위험, 적대와 경쟁 속에 놓이는 고통의 역사를 재현한다. 태수/우석은 5・18 민주화운동에서 시민군/진압군으로 대립하거나 삼청교육대에서 피해자/조력자로 배치된다. 두 인물의 대립은 국가권력을 담지하는 시점에 적대적 관계로 전환되어 태수가 신체/폭력/사랑으로, 우석은 이성/비폭력/법으로 재현되다가 결국 태수를 실패/처벌/희생되는 것으로 끝난다. <모래시계>는 이처럼 현대사에 연루된 개인의 고통/희생을 가시화하면서 대중의 파토스를 촉발시켜 낸다. 그런데 87년 체제 직후 법정립적/법보전적 폭력을 합리화하면서 처벌/희생이 다시 반복하자 혜린은 87년 체제의 불완전성을 슬픔의 정동으로 전치시켜 내며 대중적 애도를 매개한다. 요컨대 <모래시계>는 윤리적・사회적・정치적 불안을 배경으로 ‘87년 체제’의 도래와 함께 잊혀지거나 외면된 가치에 대한 애도를 멜로드라마의 문법으로 재현하며 87년 체제 이후에 민주주의적 정동을 소환한다.
키워드
- 제목
- 87년 체제와 멜로드라마 - <모래시계> 분석을 중심으로
- 제목 (타언어)
- '87 regime and Melodrama-Focusing on 〈Sandglass〉 Analysis
- 저자
- 박숙자
- 발행일
- 2023-06
- 저널명
- 민주주의와 인권
- 권
- 23
- 호
- 2
- 페이지
- 163 ~ 192